세븐시스터즈 공원 내에는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입장 전에 모든 볼일을 다 끝내야 한다.
이것이 발단이었지.
이 멀고 먼 영국까지 와서 결국 싸웠다.
다 지난 지금에 생각해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이때 당시엔 전혀, 절대 사소하지 않은.
여행에서 싸우는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그만큼 빨리 지치고..빨리 풀어진다.
그리고 그만큼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혼자 가라고, 난 안가겠다며
두어번 실랑이하다가 결국 같이 또 걷는다.
평화롭기만 한 양떼
내 속은 뒤집어졌는데
말도 안하고 걷기만 한다.
갑자기 사진찍잔다.
- 울려놓고 뭘 사진을 찍어.
안찍겠다고 하니
정말 우는 사진을 찍어놨네
-ㅅ-
그리고 둘이 괜히 빵 터졌다.
뭐 그렇게 웃긴지..양떼만 있는 풀밭에서 한참을 웃었다.
다시 신남 포즈
싸우느라 못 먹은 토스트 손에 꼭 쥐고
이제 세븐시스터즈로 열심히 걷는다.
바닷가라 바람이 정말 많이 분다.
바닷바람에 나무가 이렇게 자란다.
누군가 뒤에서 머리끄댕이라도 잡아당긴듯한 모습같아서
지나가다 또 한참을 웃었다.
세븐시스터즈에 가면 전부다 한다는 이 것
세븐시스터즈는 7개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깎아지는 절벽, 난간같은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이었으면 아마 펜스를 겹겹이 둘러놓고 접근금지라고 써놓았겠지
아니면 누군가가 땅을 사서 이미 멋드러진 별장을 지어놓고
사유지로 만들어 놓았던가...
먹을것도 없는데 갈매기 한 녀석이 계속 알짱거린다.
사람 구경 나온듯..
석회암으로 되어있는 이 절벽은
지금도 풍화되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벽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
아래쪽 해변은 모래가 아닌 자갈로 되어있고
절벽 높이가 60m 가량 된다.
즉, 떨어지면 그냥 가시는거다.
풍경에 넋을 놓고 있다보면 막차를 놓칠 것 같아 서둘러 내려왔다.
밍나미는 양이랑 좀 통할것 같아서 양떼쪽으로 보냈더니
풀 뜯던 양들이 다 놀라서 도망갔다.
다시 브라이튼 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왔던 길을 되돌아 우리는 다시 런던에 도착했다.
우리 한 번 더 여기 와요.
다음에는 여유있는 일정으로
다음에는 싸우지도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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