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20분 조식시간 맞춰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더니 아침식사가 가정식 백반으로 차려져있다.
집떠나서 제대로 된 첫 식사이다.
바람은 아침부터 엄청 불어댄다.
덕분에 일회용접시에 있던 깻잎이 날아가 앞에 앉은 아줌마 얼굴에 붙었다.
미안하게도 웃음참느라 혼났음
생각같아선 한그릇 더 먹고싶었지만 다음일정이 있으니 몸을 가볍게, 마음도 가볍게.
내가 빌린 자전거.
우도 안에서 대여하면 1시간에 1만~1만5천정도 한다고 한다.
좀 불편하더라도 싸게놀겠다 하면 성산항에서 차로 5분정도 떨어져있는 성산하이킹 이용을 권장한다.
하루종일 대여하는데 만원, 감사하게도 주차까지 할 수 있게 해주셨다.
자전거로 성산항까지 갔더니 매표소에 사람이 꽉꽉 들어차있다. 피난이라도 가는 사람들처럼 인산인해.
9시 부터인줄 알았는데 10시부터란다.
우도로 들어가는 배값은 자전거 포함해서 왕복 6500원
승선료는 어른 1명 왕복 4천원, 자전거 왕복 1천원, 우도해양공원 입장료 1천원, 터미널 이용료 500원
뭐 딴건 다 그렇다치고 터미널 이용료는 웃기신다-ㅅ-
의자도 제대로 없고 냉방도 안되어있는 터미널,
넘쳐나는 사람들로 밀치고 밀리고 여기저기 싸움나고 언성만 높았던 터미널 이용료라니..
도대체 계절은 거꾸로 가는건지 내리쬐는 퇴약볕이라 덥긴했지만 민소매 입고 나온걸 후회하기 시작했고...
익숙하지 않은 자전거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우도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스쿠터와 atv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곳이 우도8경 중 하나인 서빈백사해수욕장이다.
원래 산호가 부식되어 이루어진 모래사장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연구 결과 산호가 아닌 홍조단괴로 판명이 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단다. 산호가 아니었다니...
바다빛깔이 기가막히게 투명했는데 손을 뻗어 만지면 내 손마져도 투명해질것 같았으니..
컨버스를 신고가서 물에는 안들어가려고 했는데 바닷물이 사람을 부르더라.
결국 퐁당거리면서 예쁜 소라껍질이랑 조개껍질을 몇알 주웠다♥
혼자 셀카찍는게 안타까워보였는지 친절하신분이 찍어주셨다.
남이 찍어주는 사진은 아직 좀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지금보니 이때도 이미 팔이 탔구나..
자전거타기는 힘들다.
원래 잘 타지도 못할뿐더러 기어변속하는것도 다 잊어서 엄청 헤매다가 감을 잡았다.
그래도 힘들다. 나에게 바퀴달린건 인라인과 밍카 말고는 익숙한것이 없다.
도로포장도 안좋고 엉덩이가 아파오니까 밍카가 보고싶어진다...
좀 쉬어야지...
물도 미지근해지고 내 팔다리는 익어가고 있다. 이대로는 우도 반도 못돌겠다.
사람이 더워서 죽을수도 있구나 싶더라.
그래서 들어간 카페 :3
씌~원한 커피를 마시며 파라솔 아래에 누워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순 없...
파라솔 아래에서 낮잠자던 강아지
생각만큼이나 차는 없었지만 좁은 도로덕에 힘없는 내 자전거는 운전 미숙의 내덕에 여기저기 콕콕 쑤셔박으며 다니다가
결국 넘어지고..상처투성이 내다리엔 또 하나의 영광(?)의 상처 추가.
낙법까지 시도했지만 어깨와 무릎은 돌바닥을 이길수 없었고...
이때부터 몸이 아니라 마음이 찢어지기 시작, 배도 고픈데 마땅히 들어갈 식당도 안보이고
편의점에서 소세지와 사이다를 먹는데 아 어쩜 이렇게 맛있지?
우여곡절끝에 우도 한바퀴를 자전거로 돌아나오며 들었던 생각.
단언컨대 우도에서는 atv가 갑이다.
다음번 또 기회가 되면 우도에서 1박하고 좀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배에서는 그냥 주저앉았다. 서있다간 이 배가 내 무덤이 되겠다 싶어서..
쑤셔오는 무릎과 어깨통증으로 저녁일정 취소, 제주시쪽의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위치상 모텔을 개조했음이 분명한 게스트하우스
2인실 트윈베드룸을 주인아저씨 인심덕에 2박에 4만원 저렴하게 쉴수있었다.
샤워하면서 몸을보니 가관도 아님. 무릎보다 걱정되는건 내 익어버린 팔과 다리, 나름 섹시하게 타버린 어깨.
저녁을 부실하게 먹어서 게스트하우스 근처의 술집을 찾았다.
한라산 순한소주와 어묵탕으로 배를 채우며 야구를 보고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와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난 내일 정말....한라산엘 갈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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